다이소 칼갈이 후기, 만족스러운 2천원짜리 세라믹 칼갈이 추천

식칼이 점점 무뎌져 양파 하나 써는데도 씨름을 해야 할 지경이 되었다. 칼 가는 어르신 만나면 칼 한 번 갈고 싶은데, 퇴근하고 집에 와서는 그런 분을 만나기가 어렵다. 사무실 근처 지하철역 근처에 숯돌에 칼 갈아주는 어르신을 본 것 같은데, 식칼을 신문지에 싸서 출근하기도 꺼려졌다. (가방에 식칼이라니 영 이상하지 않은가?)

결국 새 칼을 하나 사야 할 상황인데, 그에 앞서 다이소 칼갈이를 한 번 사 보았다. 칼가는 어르신이 갈아주는 것 만 할까만은 혹시나 하는 기대에 하나 사 본 것이다. 칼을 갈아보고 안될 때 새 칼을 사도 늦지 않으니.

칼갈이를 하나 사러 갔는데, 참 재미난 것이 개똥도 필요할 땐 없다더니, 칼갈이를 살 생각이 없을 때는 종류별 칼갈이가 눈에 띄더니만, 사려고 하니 파는 곳이 없었다. 숯돌만 파는데, 필자는 숯돌로 칼을 갈아 본 적이 없어서 간편히 칼을 그어서 쓰는 칼갈이를 찾아다녔다. 몇 군데에서 허탕을 치고 집 근처 다이소에서 칼갈이 하나를 찾았다. 선택의 여지도 없이 한 종류 있었다.

다이소 칼갈이는 2천원이었다. 일본 방사능 때문에 일산 제품을 쓰는 것이 꺼려졌으나, 이미 몇 집에서 칼갈이가 없어 허탕을 친 상황이라 그냥 사 왔다.

다이소 세라믹 칼갈이 가격은 2천원이다.

꺼내보니 바닥면에 벨뱃/고무같은 것이 붙어 있어 씽크대 위에 올려 두어도 미끄러지지 않았다.

앞쪽의 투명한 케이스 사이로 칼을 쓱쓱 문지르면 된다.

칼을 문지르면 썰컹썰컹 소리와 함께 긁히는 느낌이 난다. 몇 번 문지르면 칼날 부분에 가루 같은 것이 묻은 듯 한 느낌이 난다. 세라믹 칼갈이에 서너번 문지르고, 칼을 물로 닦은 뒤에 써 봤다. 새 칼 같아졌다. 양파조차 힘들게 뭉그러트리던 칼날이 날카로워져 당근, 파, 고기, 오징어 등이 쓱쓱 잘 썰린다.

고작 2천원짜리 세라믹 칼갈이에 몇 번 문지르는 것 만으로도 칼날이 이리 예리해질 줄 알았다면, 진즉 살 것을 그랬다. 괜히 애꿎은 팔뚝 힘을 실어 칼을 내리쳤던 것이 바보짓 같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