필자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체하곤 한다. 억울하게도 주로 금요일 밤에 긴장이 풀리면 체기가 올라오며 주말에 아프다. 주말에는 병원비도 비싸거니와 속이 조금 더부룩한 것 가지고 병원을 찾기도 애매하다. 그러나 체했을때 응급처치를 하지 않으면 얹힌 상태에서 계속 소화가 잘 안되기 때문에 병이 커지곤 했다. 동료들에게 이와 같은 증상을 말하니, 인터넷에서 사혈침을 하나 사 두라는 조언을 들었다. 사혈침 기구와 침 리필, 소독솜을 합쳐 만원 정도였다.
배송되어 온 사혈침 세트이다. 예전에 다이소 압출기 (링크: 다이소 여드름 압출기 후기)를 구입하며 소독솜 100개 한 상자를 사서, 소독솜은 아직 많이 있다. 그러나 사혈침 + 침 200개, 또는 사혈침 + 침 100개 + 소독솜 100개 세트 중에 골라야 해서 이걸로 했다. 아무리 자주 체한다 한 들 몇 년 사이 200번이나 체해서 쓸 것 같지 않았다. 소독솜은 침 리필보다는 당장 쓸 곳이 많으니 이걸로 했다.
침 리필은 플라스틱 안에 들어 있었다. 따서 쓰는 것 같은데 아직 쓸 일이 없어 열어보지 않았다. 사혈침을 어떻게 쓰는 것인지 사혈침 사용법이 궁금하지만 속이 멀쩡한 상태에서 쓸 일은 없다. 가능한 오랫동안 이 응급약품을 쓸 일이 없길 바란다.
사혈침은 볼펜처럼 생겼다. 뒷면을 딸깍 누르면 볼펜보다 반동이 세게 튕겨지는 느낌이 난다. 여기에 바늘을 넣으면 잽싸게 퉁 튕기면서 손을 따주는 모양이다. 스스로 손을 따기에는 너무 무서운 필자같은 사람에게 유용한 도구다.
사혈기를 구입해 놓고 나니, 이제는 주말이나 병원이 쉬는 날 체해도 끙끙거리지 않고 바로 검은 피를 빼내 얹힌 것을 내려가게 할 수 있을 것 같았다. 보험 가입자들이 질병에 잘 안 걸린다고 했던가. 필자 역시 미리 준비해 두니 마음이 편해져 안 아픈 기분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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